가리산(1056m) - 홍천, 가평

2012년 11월 17일 (토)

전철로 춘천 도착(8시 30분) - 홍천(9시 25분) - 역내리(10시 05분)

가라산휴양림(10시 30분) - 무쇠말재 - 정상 - 2,3봉 - 물로리 뱃터 갈림길 - 물로리 뱃터(15시 00분 끝)

총거리 - 약 13km

산행시간 - 4시간 30분

날씨 - 새벽까지 비, 아침은 흐림, 오후는 맑음

홀로

전철-시외버스-시내버스-배-시내버스-전철

44번 홍천 원통간 도로 역내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휴양림 가는 도로를 한 20분 걸어가다 히치하이킹 하여 휴양림까지 호강하며 가다. 그 아저씨 아주 멋쟁이였슴. 액티브한 인생인 듯. 방재청 용역 업종에 종사하는 것 같았다.

 

 휴양림 끝나는 지점에 있는 모노레일 공사 현장. 관광 목적이 아니라 산불감시소용이라고 함. 주차장에 방재청 헬기도 있었슴. 이곳이 산불, 홍수 등의 감시 요충지 인 듯.

 

 오늘도 홀로 산 잠입하다. 가자, 가자꾸나.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고 또 간다.

 

 무쇠말재로 오르는 초입 계곡. 가을 끝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반대편 가삽고개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완만한 능선. 하지만 이곳은 경사의 파노라마가 다리를 잡는다.

 

연리목이라는데...

 

 이제부터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는 비였지만 여기는 눈이었다. 올 첫눈을 여기서 본다.

 

 무쇠말재를 지나면서 본 정상. 용문산 백운봉과 흡사하고, 오르는 경로도 흡사하다.

 

 오르다 셀카 한 장. 좀 힘든가 보다. 면도도 안 한 면상 하고는...

 

그래서 요렇게 장난질 좀 해본다.

 

 정상이 눈 앞이다.

 돌산 초입 삼거리. 우측에 있는 아저씨, 술 냄새 푹푹 내뿜으며 내 옆을 지나가는데, 전형적인 마당쇠 타입.

 

 

기이한 소나무. 넌 어찌 그리도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런 모양이 되었니. 아프니? 나도 아프구나.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물로리 계곡. 하산해야 할 곳이리라.

 이제 정상이 다가오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바위와 구름과 파란 하늘.

 정상에서 본 휴양림. 조망은 명불허전이다.

 

 남쪽의 봉우리. 아마도 군부대가 있는 듯. 눈에 싸인 산, 겨울은 시작이다. 이렇게 산에서 겨울을 보다.

 

 인증샷.

 

 여기가 가리산 최고의 포토라인. 근데 찍어줄 사람이 읍다.

 가리산 정상. 반갑구나. 날 받아주어 고맙다.

 

 이제 하산. 아직 눈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가파는 능선. 그래도 잠발란 비오즈는 거침이 없다.

 

 한 겨울은 진행 중.

 

 피곤한가 보군아. 쌍거풀이 선명해. 힘내. 이제 오르막은 없잔아. 인상 풀어야지.

 

 눈 덮인 가리산 정상. 2봉에서 촬영. 무언가 대자연의 풍광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어.

 

 눈길은 계속된다.

 

 드디어 뱃터 가는 삼거리. 왼쪽으로 나는 간다.

 

 이제 눈은 안보인다. 여기는 늦가을이다.

 

깊은 산속. 인적은 없다. 혼자가 되었다. 이 심산에 나 혼자라는 인식이 나를 평온하게 만든다. 나는 산이 되고 산이 나가 되는 그 절정의 순간은 하나의 자유이리라.

 

 산행은 여기서 끝난다. 옆에 조그만 암자가 있는데, 웬 개? 그것도 세마리. 큰 개 두마리 작은 놈 한마리.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만난 그놈들, 감히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다.

 

 

 

 

 

 

저 봉우리가 가리산.

 

 물로리 마을회관

 

 한적한 시골길. 나그네의 지친 다리는 쉬어가지 않는다.

 

 

 

 

 

 물로리 뱃터. 소양호다.

 

 배를 기다린다. 세월을 기다린다. 호숫가 늦은 오후의 가을 풍경은 스산하다. 바람소리도 굉음을 질러대며 귓가를 스치다.

 

 

 뒤돌아본 절골과 가리산.

 

 배는 왔다. 시간이 왔다. 소양댐을 왕래하는 배. 사람을 나르고 세월을 나르고 인생을 나른다.

 

 배 안에서 본 호숫가.

 

 배 안. 참 앙증맞다. 12인용 배다. 춘천까지 가는 가장 빠른 운송기구다.

 

 이제 가자. 잘 있거라 가리산아. 언제나 올까나. 울 님과 함께 올 때가 있겠지.

 

 배 속도는 빨라진다. 시간도 빨라진다. 인생도 빨라진다. 멀어지는 나의 발자취, 나의 시간들...

 

 호수와 산.

 배낭과 등산화.

 배 안에서도 나 혼자다. 선장님은 빼고. 배 엔진 소리가 컷지만 듣기는 불편하지 않았다.

 

소양댐. 저 멀리 까마득이 보이는 봉우리가 내가 서 있던 곳이다. 이제 집으로, 집은 가까워진다. 오늘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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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안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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