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신의 선물

석유 2012. 5. 11. 15:17

 

기름값이 미쳤습니다. 휘발류 값이 2000원 넘은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내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히 며칠 전에 30원 정도 내렸더군요. 한번 주유하는데 40리터라고 했을 때 약 1200원 정도 인하되었다고 보면 되겠지요. 약 1.3% 인하인데, 정말 인심 후한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읍할 따름입니다.


생계형 자동차 보유자들이 유독 우리나라엔 많습니다. 특히 화물차 1대로 자신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인택시는 물론이고, 화물운송 차량들은 거의가 개인사업자를 가지고 있고, 학원이나 회사에서 운영하는 승합용 차량도 거개가 일명 지입이라고 부르는 개인 소유이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어서 잘 알고 있는 레미콘차도 개인소유입니다. 그 밖에도 개인 소유의 자동차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속된 말로 차가지고 밥 벌어 먹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경제 구조적인 원인으로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은 기름값이 인상되더라도 그에 따른 운임을 올릴 수 없습니다. 경유값 50원 올랐다고 덩달아 50원을 환산해서 운임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리도 화물차는 기름값이 몇 백 원 오르면 운임 인상의 충분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지지만, 자동차를 사업에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소상공인들은 그 인상폭을 보상 받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사실 그러고 보면 정유회사는 땅 집고 헤엄치기입니다. 논하는 장사지요. 국제 원유가가 오르면 그 때 마다 출고가를 올립니다. 그리고 원유가가 내려간다고 금방 내리지도 않습니다.  전혀 손해 볼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유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업종 중에 가장 안정적인 업종이지요. 지구상의 모든 정유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석유의 특성입니다.


하여 석유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석유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석유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물질이니까요. 하지만 석유가 우리에게 무엇인지는 잘 모릅니다. 지금부터 석유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석유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석유는 석탄처럼 화석연료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생물의 화석으로 만들어진 것이지요. 정설에 따르면 수억 년 전 바다에서 살던 프랑크톤이나 수생생물 등의 사체가 수많은 시간에 걸쳐 쌓였고, 그리고 수천 만 년 동안 그 위로 흙이 쌓이고 쌓여 퇴적암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다생물들의 사체는 지층의 강한 압력과 높은 온도와 어떤 화학적 반응 등 수많은 조건과 어우러지면서 석유와 가스로 만들어졌습니다. 장엄한 자연의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석유는 유기물질이라 부릅니다. 화학적으론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탄화수소입니다. 화학기호는 매우 단순하지만 분자식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불순물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상상을 해보면, 공룡이 살던 아주 먼 옛날, 바닷속에는 엄청난 양의 생물들이 살았을 것이며, 또한 지각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현재처럼 지구가 안정적으로 유지했던 것이 아니라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고, 생물 또한 그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본능적인 종족 보존력으로 왕성한 번식을 하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체적이 아니고선 현재의 석유를 형성하지 못했을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바닷속에는 엄청나게 많은 생물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석유는 그냥 운 좋게 어떻게 하다 보니 우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기엔, 현재 인류에겐 너무나 위대한 물질입니다. 무언가 계시적이고 존엄한 수식어를 붙어주어야 그것을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는 인간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45억 년 전 이 광활한 우주에 지구가 탄생하였고, 그 지구라는 행성은 45억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완성하게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만약 그 45억년의 변화를 한 시간짜리 다큐멘터리로 압축하여 보여준다면 아마도 그 변화무쌍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맨 마지막 몇 초 동안 파란 모습의 지구가 보일 것입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석유가 만들어졌습니다. 석유는 지구가 만든 작품 중에 아마도 물과 공기와 땅 다음으로 중요한 발명품입니다. 현재의 시각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다르게 표현하자면 석유는 지구가 만든 젖입니다. 땅이 근육이고, 물이 피이고, 공기가 정신이라면 석유는 젖과도 같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석유가 땅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과연 그런 현상이 그저 지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물질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허전하지 않습니까. 창조론을 꺼내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물질이 만들어졌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기 때문에 무언가 존재하는 힘이 있다고 의문이 들게 되는 것이지요. 우주의 위대함에 인간은 매일 절을 해도 모자랍니다. 절묘하게도 석유가 존재하는 시기에 인간도 존재하니까요.


위에서 설명한 석유의 생성은 유기 기원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학설이 있습니다. 바로 무기 기원설이지요. 참고로 그 학설에 대해 잠깐 얘기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무기기원설을 금속화합물 등 무기질로 생성되었다는 학설입니다. 바다생물의 사체가 아닌 무생물의 화합물이라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학설의 주인공은 러시아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석유는 지구가 만들어지면서부터 자연적인 작용에 의해 생성되었으며, 또한 리필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니까 석유는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라 고갈을 생각하지 않고 써도 괜찮다는 말이지요. 비관적인 유기기원설에 비하면 매우 낙관적인 학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낙관론은 어떻게 보면 석유의 무기(武機)화를 불식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석유를 술처럼 사람이 만들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주는 것이어서 매우 고무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학설은 지층에 있는 마그마가 변형되어 석유가 만들어졌다는 학설입니다. 그것 또한 무기기원설의 일종인데, 마그마 가스가 분출하지 못하고 팽창하여 지하 공간을 형성하였으며 그곳에서 응축 농축과정을 거쳐 그대로 저장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석유라는 것이지요. 이 학설 또한 매우 낙관적인 미래를 예견합니다.


하여튼 현재 가장 유력한 학설은 처음에 얘기한 유기기원설입니다. 우리는 유기기원설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상식처럼 알고 있습니다.


유기든 무기든 그런 학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준 선물인 석유에게 감사해야 하고, 과용하면 역설적으로 지구환경을 파괴한다는 학습적 사실을 새삼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석유가 우리에게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지금 두드리고 있는 자판기도 석유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쓰고 있는 안경도 석유로 만든 것이지요.


다음번엔 석유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Posted by 안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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