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2012년 10월 13일

산정호수-자인사-팔각정(억새군락지)-삼각봉-명성산 주봉-궁예봉 삼거리-산안고개-주차장

9시 30분 출발 ~ 3시 30분(6시간)

홀로산행

 

당초 복주산을 가려고 했으나 광릉내에서 버스를 놓쳐 명성산으로 급 변경. 복주산과 난 인연이 없는 듯. 벌써 두번째다. 하여 이제 복주산은 포기하련다. 굳이 억지로 가진 않겠다. 복주산이 나를 거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주능선 안부. 왼쪽에 팔각정이 있고 오른쪽 경사면으로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비선폭포, 계곡코스로 오르는 길. 월래 이 길로 올라야 조금은 편한데, 들머리의 수많은 인파에 놀라 자인사 코스로 변경했다. 하여 반 죽었다. 수많은 계단과 너덜지대 그리고 급경사, 가평 칼봉이 생각났다.

 

 억새밭을 관람할 수 있는 팔각정과 능선 안부. 여기까지가 관광 코스이다. 그래도 해발 750미터 정도되기 때문에 편안함을 바라면 아니된다. 자연의 아름다운 속살은 쉽게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사실 명성산 억새는 영남 알프스, 즉 신불산 영취산 평전에 비하면 많이 약하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크기와 분위기 등 풍광의 차이는 속일 수 없다.

 

 

 

 능선에서 본 산정호수.

 

 여긴 단풍이 절정이다. 가을 냄새가 물신 풍긴다.

 

 지나온 능선. 아마도 능선코스는 대한민국 어느 산에 비해 꿇릴 게 없다. 손색이 없다는 말이다. 명성산이 억새와 산정호수 때문에 유명세를 탔지만 사실은 산객들에겐 능선길로 유명하다. 팔각정에서 명성산 정상까지 두 시간의 능선은 거의 다 조망이 가능하다. 여름엔 햇볕을 피할 수 없어 남감하지만 가을은 더 없이 좋다. 그래서 가을산이다.  

 

 저 아래에 보이는 자동차경주장 같은 곳이 공지합동훈련장이다. 하늘엔 헬리곱터, 땅엔 탱크와 장갑차 그리고 보병들이 한테 어울려 한바탕 화기를 뿜어대는 곳이다.

언제던가,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1982년쯤 어느날, 전곡 어유지리에서 철야행군으로 여기까지 왔었다. 새벽녘 어스름에 보이던 산장호수와 숙박업소들의 근사한 불빛은 지친 육군 보병들의 군화소리 그리고 사정없는 졸음과 썩 어울리지 않는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질벅한 풍경은, 마치 먼 이국의 사진을 보는 듯,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세계가 왜 여기에 있는지 그 이질적 사유에 그래 그것이 군대리라고 자조를 했었다. 그리고 내가 쏜 탄알 수백발 중 탄피 한 개를 잃어버렸다고 전 중대원을 저 아래 숲속을 뒤지게 했던 중대장도 그 이질적인 풍경의 주인공이리라.

 

 

탁 트인 조망은 절경이다. 왼쪽 봉우리가 그 유명한 궁예가 거주하던 궁예봉이란다.

 

 능선에 있는 지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된다.

 

 

삼각봉에서 본 조망. 앞에 가깝게 보이는 산이 각흘산. 왼쪽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대성산,그리고 오른쪽을 따라 가다보면 복계산이 보이고 더 오른쪽으로 쭈욱 가면 복주산이 나오고 광덕산 천문대도 보인다. 오늘 내가 당초 가려고 했던 능선이다. 참, 지금 이 시각 저 능선에서 헤매고 있어야 할 내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무슨 유체이탈이라도 한 듯 실감이 안난다. 여기가 저기서 보듯 낯선 것은 왜일까.  

 

 

 

 

사진 한 컷.

 

정상에서 본 궁예봉. 

 

 

하산해야 할 계곡. 계곡은 깊지만 수량은 적다. 건천이다. 

 

 궁예봉 명성산 삼거리.

 

 

 내려가다 단풍에 취해 한 컷. 깊어가는 가을에 명성산은 무방비다.

 

 

 하산하여 노점에서 콜라 하나 마시고 본 명성산.

산안고개에서 바라본 명성산 능선. 오른쪽에서 왼쪽 끝까지 걸었다는 말씀. 

 산안고개에서 산정호수로 내려가다 자뻑 한 컷. 오늘도 고생했다. 이제 좀 살살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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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안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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